제목 | 외국에선 화학비료 얼마나 사용하나? | ||||
---|---|---|---|---|---|
작성자 | 풀마루 | 조회수 | 4419 | ||
우리나라는 화학비료 사용량이 많아 환경오염 가능성이 매우 큰 나라로 지목되곤 한다. 이는 일부 환경론자나 친환경농업 정책 입안자들로부터 화학비료 사용량을 감축해야 한다는 주장의 단골 논거로 활용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외국의 화학비료 사용 실태는 과연 어떤 수준일까? 외국의 실태를 구체적으로 조사한 자료는 찾기 힘들다는 게 국내 토양비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그래서 자주 이용되는 것이 국가별 화학비료 사용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공표하는 각종 농업환경지표다. 농림수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이 최근 맞춤형 비료정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을 설명할 때 중요하게 인용하는 것도 이 자료다. 이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의 단위면적(1㏊)당 화학비료 사용량(2001~2003년 평균)은 영국 338㎏, 일본 305㎏, 프랑스 227㎏ 등이다. 우리나라의 사용량이 2008년 현재 311㎏이므로, 우리나라보다 화학비료를 많이 사용하는 나라는 영국 정도다. 우리나라가 적은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월등히 높은 것 또한 아닌 것이다. 하지만 농업환경지표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인 양분수지(농경지에 투입되는 양분량에서 농작물 생산 등을 통해 반출되는 양분을 제외하고 잔류·유실·휘발된 양분을 농경지 면적으로 나눈 것)는 우리나라가 압도적으로 높다. 특히 연간 질소수지는 1㏊당 231㎏(2004~2006년 평균)으로 OECD국가 평균 73㎏(2002~2004년 평균)의 3배를 넘는다. 이것만 본다면 우리나라가 양분을 지나치게 많이 투입하는 것은 맞는 말인 듯싶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나라별 토양 특성과 농경지 면적, 농업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고 수치만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4억~5억년 전부터 화강암이 풍화돼 만들어져 늙고 척박한 축에 속하는 우리나라의 토양과, 상대적으로 비옥한 다른 나라의 토양에 대한 신중한 고찰이 함께 이뤄져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석철 국립농업과학원 토양비료관리과 연구관은 “토양이 척박하고 농경지 자체가 협소한데다 여러 여건상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집약적인 농업을 해야 하는 우리의 경우, 조방적 농업을 하는 미국과 캐나다·호주 등에 비해 비료 사용량이 많고 양분수지가 높은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연구관은 “양분집적에 따른 각종 장해와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면서, 우리나라의 화학비료 과다 사용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것만은 사실”이라면서 “특히 농업여건이 비슷한 네덜란드조차 1997년 이후 MINAS(mineral accounting system)와 같은 강력한 양분관리정책을 통해 과다한 양분 사용을 규제하고 있는 것에 비춰볼 때 우리나라가 화학비료는 물론 가축분뇨로부터 유입되는 유기물 형태의 양분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면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소영 기자 spur222@nongmin.com 원문 출처 : 농민신문 http://www.nongmin.com/article/ar_detail.htm?ar_id=171224&subMenu=articletotal
|